아이들과 함께하는 이탈리아 피렌체 가족여행 - 2. 출발

 

 

 

 

오늘은 피렌체로 떠나는 날이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를 하여 점심때쯤 큰아이가 방학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로 계획했다. 차를 가지고 갈지 공항버스를 타고 갈지 고민했지만, 출발시간이 내일 새벽 0시 45분이라 공항버스를 타면 너무 일찍 도착을 해서 아이들과 함께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져 힘들 듯하여 차를 가지고 이동하기로 했다. 

 

아내와 아이들을 짐과 함께 인천공항에 내려주고 혼자 운서역 공영주차장으로 이동해서 주차 후 공항철도를 타고 제2공항으로 돌아왔다. 운서역 공영주차장은 2자녀에 대한 반값 할인 혜택이 있어 장기여행에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었고 공항까지의 이동도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전철을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인천공항 이용 시 운서역 공영주차장 활용 방법(해외여행 장기주차, 2자녀 요금할인) (tistory.com)

인천공항 이용시 운서역 공영주차장 활용 방법(해외여행 장기주차, 2자녀 요금할인)

 

KLM항공이 출발하는 제2공항에는 자정이 다가오자 우리의 경유지인 암스테르담으로 출발하는 사람들만 대부분 남아있는 듯했다. 밤이 늦었지만 기다리는 동안 뽀로로와 타요가 있는 키즈존을 이용할 수 있어서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몇 년 전과는 다르게 우리나라 공항에도 가족단위의 여행객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시설들이 숫적으로도 늘었지만 질적으로도 많이 향상된 것 같다.

 

 

출발시간이 다되어서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을 먼저 비행기 내로 입장하게 해 주었는데 역시 유럽항공사라 그런지 가족친화적인 분위기를 출발할 때부터 느낄 수 있었다. 어린이를 위해 준비된 작고 파란 파우치 안에는 소소한 장난감과 그림 그리기 도구등이 들어있어서 아이들이 비행기 안에서의 시간을 조금 더 즐겁게 보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장장 14시간의 비행을 끝내고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다. 5살과 8살 아이들은 짧지 않은 비행시간에 마스크까지 착용해야 해서 힘들었을 텐데 다행히 잘 견뎌주었다. 밤비행이라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꿈나라에서 보내고 나머지 시간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거나 애니메이션 등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5살인 작은 아이에게는 특히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큰아이가 있어서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거 같다. 나중에는 결국 큰아이가 안 놀아 준다고 투덜대긴 했지만..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해서 밖을 보니 8시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둠이 채가시지 않았는데 빛나는 공항내부의 조명과 대비를 이루며 마치 이른 새벽과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눈 때문에 1시간 정도 늦게 출발을 해서 스키폴에서의 여유시간이 당초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일루미네이션들로 인해 연말연시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공항 내부를 제대로 구경할 여유도 없이 서둘러 환승게이트로 이동했다.

 

 

바쁘게 움직였지만 환승게이트에서 엄청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식은땀이 흘렀다.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시간 내에 피렌체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을 만한 줄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직원이 출발이 얼마 남지 않은 항공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앞으로 보내주어서 간신히 환승에 성공할 수 있었다. 스키폴 공항 구경한답시고 조금 더 여유를 부렸다면 여행의 시작부터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 벌어질 뻔했다. 

 

 

피렌체로가는 비행기는 LCC 크기의 작은 비행기였는데 비행기에 오르려는 아이들을 보고는 기장이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처음 해보는 경험에 아이들도 잔뜩 신이 나게 만들었는데, 승무원이 아닌 기장이 운전석에서 인사를 해주는 것은 나조차도 첫 경험이라 코로나 사태 이후 안 좋은 평이 파다했던 KLM항공이 우리 가족에게 있어서만은 최고의 항공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