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은 어제 못 갔던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이곳은 무엇보다도 미켈란젤로의 작품 '다비드'로 유명한 곳인데 사람들이 몰릴 것을 생각해 오픈시간에 맞추어 최대한 일찍 방문했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은 블루포인트 팻말이 있는 곳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되는데 8시 20분에 도착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입장이 가능하였다.
Visit - Galleria dell'Accademia di Firenze (galleriaaccademiafirenze.it)
Visit - Galleria dell'Accademia di Firenze
LOCATION Galleria dell'Accademia di Firenze, Via Ricasoli 58/60 50122 Firenze, Italia GOOGLE MAPS
www.galleriaaccademiafirenze.it
- 영업시간: 오전 8:15~오후 6:20(매주 월요일 휴무)
- 이용요금: 성인 12유로, 미성년자(18세 미만) 무료
먼저 안쪽으로 이동해 다비드상을 구경했다. 처음엔 한산했으나 머지않아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작품을 평화롭게 감상하거나 주위에 사람이 없는 조각상 사진을 찍으려 한다면 최대한 일찍 방문하는 것이 방법이겠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당초 1504년에 만들어져서 시청사에 전시되었으나 보존을 위해 1873년에 아카데미아 미술관 내부로 이전시키고 시청사 앞에는 복제품을 전시해 두었다고 한다.
조각상을 살펴보면 머리와 오른손이 지나치게 커 보이는데 당초에 두오모 성당 외벽에 기단을 설치하고 조각상을 설치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면 비율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15m가량 떨어져서 위로 올려다보면 완벽한 균형을 갖춘 신체의 조각상이 되는 것이다. 500년 이상을 지나오면서 예술가의 의도와는 달리 보관되고 있지만 그것 자체도 이 작품만의 특별한 스토리가 된 듯하다.
그 외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있었는데, 자극적이지 않은 작품들도 있어 아이들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설명이 없어도 짐작가능한 작품 속의 투닥거리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보고는 첫째 아이가 '누나가 인형 달라고 하는데 동생이 안주는 거 같아'라는 나름 합리적인(?) 해석도 내놓았다.
둘째 아이는 장난감 삼아 손에 쥐어준 오래된 디카로 마치 사진작가처럼 여러 작품들을 찍고 있었다. 나중에 사진을 찾아보니 초점이 맞지 않았지만 온전히 아이만의 감성으로 찍은 사진이라 나름 의미 있게 생각되어 보관했다가 나중에 아이가 크면 보여주리라 생각했다.
두 시간여의 아카데미아 미술관 구경을 마치고 산타시마 안눈치아타 광장으로 향했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10년간 헤어졌던 준세이와 아오이가 재회하는 장소로 유명해진 곳이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원작 소설을 군대에서 말년에 킬링타임용으로 읽기 시작했었는데 남자입장(블루)과 여자입장(레드)에서 각각 집필되어 있는 그 당시만 해도 흔하지 않은 다소 특이한 구성방식이 흥미로웠다. 당시 팬이었던 켈리첸(진혜림)이 영화 속 주인공인 아오이역으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보게 된 영화도 두오모에서 내려다본 붉은 지붕으로 뒤덮인 피렌체 시내의 클래식한 정취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OST 중 Whole Nine Yards나 1997 Spring을 듣기만 해도 영화 속 피렌체 시내나 두오모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곤 했다.
나에게 피렌체를 로마나 밀라노, 베네치아가 아닌 이탈리아에서 제일 가고 싶은 여행지로 만든 것이 바로 '냉정과 열정사이' 영화인데, 아마 피렌체를 방문하는 한국인의 90프로 이상은 영화를 본 사람이지 않을까?
조금은 어설픈 전설을 가진(500년동안 닫힌 적이 없다는?) 그리포니 가문의 저택 2층 마지막 창문이 어김없이 열려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이곳을 방문하는 자의 작은 재미인 듯하다.
아침부터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들르고 여기저기 골목길을 걸어다니다 보니 아직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보행숫자를 알려주는 어플에는 7000보가 넘게 찍혀있었다. 지쳐서 보챌 뻔도 하지만 아직은 잘 따라와 주고 있는 아이들이 고마웠다. 골목길의 어느 한 피자집에 들러 피자 몇 조각과 파니니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또 피렌체 시내를 가로질러 내가 생각하는 피렌체의 심장(?)인 산타마리아 델피오레 대성당(aka 피렌체 대성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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