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치고 일단 숙소로 향했다. 새해맞이 행사가 어디에서 개최될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진 않았지만, 어딘가에는 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기에 일단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기로 한 것이다.
폰으로 여기저기 찾다 보니 두오모 근처에서 새해맞이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아내와 나도 피곤에 지쳐서 일어날 수 있을지 긴가민가하며 알람에 의지한 채 짧은 잠에 빠졌다.
11시 40분 다행히 알람은 우리를 깨울 수 있었다.
두오모 주위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은 도시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인 피렌체에서 새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코로나 시국이 막을 내려간다고는 하지만 이곳은 이미 코로나의 흔적을 모두 지운 듯 보였다. 누군가 마이크를 들고 카운트다운을 유도하지 않아 일사불란하진 않았지만 저마다 카운트다운을 외치다 새해가 되자 피렌체의 하늘은 큰 불꽃놀이장이 되었다.
우리 가족에게는 해외에서 맞이하는 첫 새해이기에 큰 의미가 있었지만, 사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한국에서도 새해맞이를 위해 0시까지 기다린 적이 없었기에 0시까지 기다린 것 그 자체로도 이미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하겠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산 로렌초 성당 앞에서는 작은 규모의 교향악단이 도시 분위기에 맞는(?) 뭔가 웅장한 느낌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내가 아는 곡이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좀전 카운트다운당시에는 'Time to say goodbye'를 연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 도착하여 둘째 아이에게 오늘 본 것들을 그려보게 했더니 조토의 종탑과, 두오모 그리고 불꽃 놀이를 그렸다. 아이의 눈에도 한국에서 본 적 없는 특별한 모양의 건물들이 기억에 남긴 한 모양이다. 흐뭇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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