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에서 이튿날 아침에는 숙소 근처에 있는 퀸즐랜드 아트 갤러리(Queensland Art Gallery and Gallery of Modern Art 줄여서 QAGOMA)에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Gallery of Modern Art와 Queensland Art Gallery가 150m 거리를 두고 두 개의 건물로 나누어져 있는데 먼저 Gallery of Modern Art를 들렀다.
1층 메인 전시실에는 일본의 유명 설치작가 Chiharu Shiota의 작품이 유료로 전시되고 있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던 우리는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어린이 체험관(무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서는 메인 전시회와 연계하여 아이들이 색연필을 가지고 자신의 느낌을 그려 넣고 전시해 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색연필과 종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마법의 도구인 것은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한참을 이곳에서 그림을 그렸다.
지하의 Children's art centre로 가보니 만들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체험들을 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호주에서 알려진 예술가 등이 만든 프로그램들 같았는데 배경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도 아이들이 즐기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프로그램명 : Tony Albert Warakurna Warriors 2018
디지털 패널로 슈퍼 히어로 의상 만들기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영어로 스토리텔링되며 진행되었지만 큰아이는 간단하게 구성된 화면에서 이것저것 눌러보더니 곧 잘 이해하고 동생에게도 알려주었다. 자주 싸우는 아이들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오랜만에 사이좋은 자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한 미소가 새어 나왔다.
프로그램명 : Kaylene Whiskey Super Party 2022
호주 남부의 원주민 공동체 출신의 예술가 Kaylene Whiskey와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가위로 그림을 잘라 붙이고 색연필로 색칠을 하여 원하는 음식과 장식품이 있는 파티장 그림을 만들어냈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째는 오랜만에 이런 놀이를 하게 돼서 신나는 듯 보였다.
프로그램명 : Vincent Namatjira Power Portraits 2018
이것도 가상의 초상화 안에 자기 얼굴을 넣고 꾸밀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모자를 씌워보고, 수염을 붙여보고 립스틱도 발라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프로그램명 : Gordon Hookey Make A Roo 2013
캥거루 가면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다. 직접 만든 가면을 얼굴에 쓰고는 하루종일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사진을 찍으려 하면 마치 캥거루에 빙의된 것처럼 두 손을 모으고 포즈를 잡는 모습이 웃음 짓게 만들었다.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즐기느라 이동하지않으려는 아이들을 이끌고 Queensland Art Gallery 쪽으로 향했다. 건물 로비에 연못을 만들고 그 위로 보행로를 만들어 독특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는 건물 인테리어가 인상에 깊게 남았다.
QAGOMA 관람을 마친 후 브리즈번강을 가로지르는 빅토리아 브리지에서 시작하여 시내중심가인 퀸스트리트를 걸으며 브리즈번을 구경했다. 시내 곳곳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날씨마저 흐려 뭔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풍겼다. 호주 여행의 반은 날씨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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